[영화] 동주
※ 주의 : 아래 영화 후기에는 스포일러가 담겨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에 관한 영화 '동주'를 보았다.
1917년 12월 30일 출생, 1945년 2월 16일 사망으로 채 삼십년을 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영화는 윤동주 시인과 이종사촌 형 송명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린나이에 신춘문예에 당선이 된 송명규
리더쉽이 있고 행동력이 강한 이종사촌이자 가장 친한 친구 옆에서,
윤동주는 시를 좋아하지만 밖으로 꺼내보이긴 쉽지 않아 보인다.
주권이 없는 국가에서 다만 시를 쓰고 싶어했던 동주는
행동하는 송명규를 보며 늘 고뇌에 휩싸인다.
그 고민 하나하나가 시 속에 녹아있고, 나레이션으로 낭독되는 시는 화면과 같이 녹아든다.
스스로를 부끄러워 하는 '자화상'
어쩐지 미워진 사나이, 돌아가려다 보니 가엾어진 사나이
도로 돌아가 다시 보니 미워진 사나이, 다시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리워진 사나이.
비극적인 시대상이 그를 늘 죄인으로 만든다.
별에 아스라이 바람이 스친다는 표현은
그가 동경하는 것과 계속해서 고된 일들이 부딪혀 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이야기 해주고 있다.
이내 후쿠오카 형무소에 잡혀들아간 동주와 명규-
그들은 알 수 없는 주사를 맞고 죽게된다.
항간에는 바닷물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결국 피가 병균에 감염되
패혈증으로 죽게되지 않았을까...
역설적이게도 차가운 감옥 안에서 창살 사이로 바라보는 별들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으로 진행되고,
차분하고 담담한 느낌이 들게한다. 그리고 시대상황과 동주의 고민과 고뇌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중,고등학교 때 배우고선 잊고 지내던 윤동주 시인의 시들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시는 바뀐게 없을텐데도
해석하는 폭이 달라져서인지 더 가슴을 울리며 지나간다.
결국, 윤동주 시인의 선택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한인 학생들이 죽게된다. 광복군에 합류할 계획을 세우던 명규도
그저 문학을 배우고 사랑하기만 하던 동주도, 행동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시대적 상황에 휘몰려 죽게된다.
그 어떤 가능성도 무참히 짓밟아버리는 무자비한 폭력에 치가 떨리도록 슬프고 아프다.
윤동주 시인이 왜 그런 시들을 남겼고, 그 고민을 더 구체적으로 느끼게 해준 영화였다.
볼만한 영화다.
'리뷰 : 후기 > 드라마, 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비밀의 숲 1화 시청 후기 (0) | 2017.11.01 |
---|---|
[영화 후기] 더 킹 (2017, 조인성, 정우성 주연) 스포주의 (0) | 2017.01.25 |
[드라마] 청춘시대 - 5명의 청춘으로 압축시켜놓은 이시대의 청춘들 (0) | 2016.09.05 |
[주토피아] 잘짜여진 스토리와 귀여운 캐릭터들!! (0) | 2016.07.24 |
[영화] 빅 쇼트 big short - 2016 (0) | 2016.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