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풀다(모가 댓, 2017)
행복을 풀다(모가 댓, 2017)
행복을 풀다는 구글X의 CEO인 모가 댓이 행복에 관해 공학자적인 접근을 통해 어떻게 하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 설명해 놓은 책이다.
저자는 바쁜 업무 중에 행복에 관해 공부해볼 필요성을 느끼고, 행복 방정식을 만들었다.
이후에 아들이 의료사고로 죽게 된 상황에서도 이 '행복 방정식'이 슬픔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책의 내용이 상당히 집약적인데 비해, 독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혹은 번역서이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여러번 읽으면서 이해해봐도 책 전체의 구조 자체가
쉽게 머릿속에 들어오는 구조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수긍할 수 있는 논리적 전개를 보여주고 있고, 일관된 자세가 있기 때문에
행복에 관한 비교적 견고한 시각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저자는 6가지 환상, 7가지 맹점, 5가지 진실을 통해 행복을 풀어준다.
우선 그가 생각하는 '행복 방정식'을 설명해보자.
살면서 어떤 형태로든 사건(이벤트)이 발생하고, 우리는 그 사건이 기대에 부합하거나
더 좋을 때 행복감을 느끼고 그렇지 않을 때 불행함을 느낀다.
즉, 행복은 객관적인 사건에 관한 우리의 기대감이 어떻느냐가 결정짓는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해 진다. 객관적인 사건은 우리의 힘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
원하는 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결과를 우리의 힘으로 통제시킬 순 없다.
그렇다면 기대치만 낮춘다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책 내용 중 첫번째 환상인 '생각의 환상'을 제외하면,
책 내용의 대부분이 객관적인 사실을 바라보고 쓸데없는 큰 기대감으로 불행해지는
일들이 없도록 조언해주고 있다.
그런데 첫번째 환상으로 언급되었던 '생각의 환상'은 참신한 개념이었고,
뒷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느낌도 들었다.
'생각의 환상'의 주된 개념은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은 '나 자신'이 아니란 내용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고 각종 일들에 대해 옳은 지 그른 지,
숨겨진 의미가 있진 않은지 고민한다.
그러면서 머릿 속에 울리는 수많은 상념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걱정이 많아지고 슬퍼지는 것인데,
'생각'이라는 자체를 내가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 자체가 내가 아니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뇌를 통해 여러방면으로 고민하는 것이 당연하도록 진화되어왔고,
그것이 뇌의 기능이라는 것이다.
뇌는 항상 '생각'을 양상하는 기관이고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생각들 중
유용하다고 판단 되는 것을 수행할 대장이라는 것이다.
뇌에 관한 흥미로운 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데, 단순하기 짝이 없는 뇌는 미끼를 던져주면
언제나 문다는 내용도 있다.
내가 고민에 잠겨있어도 어떤 다른 대상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한 뇌는
결국 다른 대상에 집중하고 고민을 잊게 된다는 것이었다.
즉, 불행한 생각들에 잠겨있지말고 행복한 목록들을 만들어 행복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 뒤
내 앞의 최우선 당면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라는 것이었다. 당장 실행할 수 있을만큼 유용하고,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꿀 수 있을만큼 강력한 내용이다.
그 외에도 '지금 이순간'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조언도 좋았는데,
현실에 충실할 때 보다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 연구결과이며,
바꿀 수 없는 과거와 모호한 미래를 고민하느라 현재의 시간을 허비하며 헤매이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어찌보면 원효대사의 '일체유심조' 처럼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고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책 내용 중간중간에 나오는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팁들이 '마음에 달려있다'는
한마디를 현실화 시켜준다.
감명깊게 읽어서 몇번이나 읽고 여러번 요약해서 글을 남겼다.
책 자체의 진행이 헷갈리는 부분이 많아서 독후감 형태로 다시 정리해보고 싶었는데,
적고 보니 역시 책이 그나마 정리가 잘 된 편이란 생각도 든다.
어쨌든 책을 다 읽은 상태에서 이 글을 읽으면 중요한 부분을 다시 상기시켜볼 수 있을것이다.
내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되었던 첫번째 책이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였고,
두번째 책이 '미움받을 용기' 였다면, 세번째 책은 '행복을 풀다'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미움받을 용기가 통제할 수 없는 주변의 것들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게 해준 것과 비슷한 느낌도 많이 받았다.
이상- 행복을 풀다 독후감 끝.
+ 모가 댓이 한국에서 강연도 한 것으로 알고있는데 기회가 되면 강연 영상도 봐야겠다.